서현 싱글즈 7월호 :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으로 마주한 배우 서현과 나인우. 운명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두 배우의 얼굴을 발견하다. #SEOHYUN #Singles #Singleskorea
서현과 인우가 내리는 나라
KBS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의 서현과 나인우가 '싱글즈'의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지난해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오랜만에 화보 촬영장에서 다시 만난 두 배우는 드라마 속 빛나는 케미를 그대로 재현하며 싱그럽고 청량한 분위기를 자아냈는데요. 더 많은 커플 화보와 이들의 속 깊은 인터뷰는 싱글즈 7월호에서 확인해보세요!
올곧게 빛날 배우, 서현
출연자들과 '오징어 게임' 속 딱지치기하는 영상을 SNS에 업로드했다.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더라.
매순간 화기애애했다. 윤상호 감독님은 무척이나 호탕한 분이다. 머릿속에 확고한 그림을 그리며 일사천리로 현장을 지휘 한다. 믿고 따를 수 있는 판 속에서 연기에 대한 자유가 주어진 환경이 감사했다. 인우 씨와도 성격이 잘 맞아서 장난치며 친해졌다. 연기적 진심이 가득한 친구다.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연구를 거듭하더라. 함께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그가 고마웠다.
슬비는 초능력을 쓰는 행운의 여신이다. 그 행운을 독차지하려는 자에 의해 숨겨져 살다가 남자 주인공과 얽히게 된다.
판타지 로맨스 장르가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슬비는 어디 서도 보지 못한 유일무이한 캐릭터다. 현실과 단절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녀의 정서는 동화책 속에 머물러 있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고 호기심이 많지만 또 운명에 저항하는 용기를 지녔다.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도전하고 성취하면서 발전하려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당신이 지나온 길에서는 섬세한 설정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작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품마다 무조건 새로워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내가 이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지, 혹은 굉장히 끌리는 특별한 지점이 있는지가 기준이 되곤 한다.
타인의 인생을 산다는 건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장점일까.
고마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따른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노력이 모이는 걸 아니까. 더 열심히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려 노력한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당신의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 같다. 마치 우등생의 열공 비법처럼.
작품마다 노트 한 권을 만들어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채워본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이혼한 설정이라면, 이혼의 이유부터 나름대로 유추하고 그로 인해 형성되는 캐릭터의 성격을 그려보는 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내 안의 캐릭터가 더 탄탄해져서 진심을 담기 용이하다. 캐릭터에 다가갈 때마다 나 역시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운다.
가장 크게 깨달은 지점은?
캐릭터를 이해한다는 건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나라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분명 있거든. 캐릭터를 분석하며 나를 맞춰가는 시간 속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력과 세상을 보는 포용력이 생기게 되더라. 작품을 거칠 때마다 내가 조금씩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한 꺼풀 벗어던지고 새로움과 자유로움을 얻는달까.
당신은 행운을 믿는 편인가.
잘 믿지 않는다. 사주나 타로도 마찬가지다. 삶이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 한정 짓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틀 안에 갇히고 싶진 않다.
최근에 찾은 행복이 있다면.
너무나 사소한데(웃음). 내일 있을 새벽 촬영이 힘들다고 여기면 한도 끝도 없이 힘겹다. 힘든 기분이 쌓이면 그것도 내 인생이 되지 않다. 반면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멋진 공간에 가는 일이라 바꿔 생각하면, 이 또한 오늘의 행복이 된다.
반듯한 이미지의 서현도 후회를 할까.
모든 선택이 다 옳을 순 없다. 다만 실수를 했다고 해도 '괜찮다. 다음에 이러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고 넘긴다. 후회와 슬픔으로 끝나면 거기에 머물고 말지만, 후회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면 나아가는 길이 된다.
마음을 다독이는 기술을 배운 계기가 있나.
데뷔 초에는 모든 것이 어려웠다. 누군가 알아서 내 인생을 설계해 주는 건 아니니까. 스스로 원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면서 고민이 많았다. 한 번에 완성된 사람을 꿈꾸기보다 매일매일 좋은 습관을 만들다 보면, 그게 일주일이 되고 1년이 되어 결국 좋은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씩 노력했다. 책이 없었으면 이러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어려웠을 거다.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골라본다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 지도론'과 니체의 '니체의 말'. 처음 읽은 지 10년도 넘었지만, 요즘도 인생 지침서처럼 꺼내곤 한다. 읽을 때마다 와닿는 구절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도 달라서 자주 곁에 둔다.
나인우 씨에게 책을 선물했다고 들었다.
인간관계에 대해 다룬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란 책인데, '모럴센스'를 함께한 이준영 배우를 비롯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종종 추천하고 선물했다. 나보다 어린 배우들과 작품을 하게 되니이 좋은 사람들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선배로서 이끌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예전에 내게 책을 선물해준 선배들에게 감사했던 기억을 이제는 내가 돌려줘야 할 때인가 보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한다는 건 내 가치관을 통째로 공유하는 일이라 하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내 안의 문장을 꼽는다면?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 내 인생의 모토다. 이 말 하나로 지금껏 버텼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는데, 당장 내일 죽더라도 스스로 또 훗날의 내 아이에게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살고 싶다.
SNS 프로필 첫 줄에는 'Girls' Generation'이 적혀 있고, 그 아래 'Singer/Actor'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위의 세 단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단어이자, 어깨에 올려진 감사한 책임감. 언제 어디서나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산다.
※ 나인우,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
서현과의 '케미'는 어땠나.
(나인우) 촬영이 진행된 상황에서 서현 씨가 늦게 합류했다. 그녀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내가 생각이 많은 편이라 더 그랬다(웃음). 그런데 정작 서현 씨를 마주 하자 그런 걱정이 스르륵 사라지더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형광등이 하나씩 탁탁 켜지면서 주변 공기가 밝아지는 기분이랄까. 촬영장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editor 박소현
photographer 주용균
stylist 성선영
make-up 원정요
hair 케이트
set 김경민
✱CREDIT: Singles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