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 나일론 3월호 :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느껴도, 태연과 함께한다면 우리 모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될 거다. #TAEYEON #NYLON #NYLONKOREA #NYLONMAGAZINE
COVER STORY 태연하게 맞이하는 태연의 봄. 이 봄, 태연과 함께라면...
우리는 촬영하는 내내 시종일관 웃었고 서로에게 공감했다. 그리고 곧 입력값을 넣으면 그대로 출력값이 나오는 뻔한 아티스트 인터뷰가 아닌 즐거운 수다가 이어졌다. 태연은 그런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솔직해 보이려 애쓰지 않고, 진짜 자신의 마음을 전할 줄 아는 사람. 그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나일론'과의 첫 화보, 커버걸이 된 소감을 얘기해달라.
나에게 '나일론'은 언제나 '힙'하고 자유분방한 매거진이다. 드디어 '나일론'과 함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반가웠다. 내가 화보를 자주 찍는 편이 아니지 않나. 인터뷰와 화보가 오랜만이라 좋았고, 그게 '나일론'이라서 더 좋았다.
생각대로 자유로웠기 바란다.
물론, 일단 편안했다. 이런 바이브를 좋아한다.
어떤 컷을 찍을 때 가장 좋았나?
평소 편한 걸 최고로 여긴다. 그래서 긴 원피스를 입고 앉아서 찍을 때 재미있었다. 연한 민트색도 내가 선호하는 컬러고.
10년 넘게 한 우물만 팠다. 자평한다면?
그렇네. 한 우물만 팠네. 그럼 좌회전을 좀 해볼까? 하하. 너무 한 우물만 파서 지구의 핵도 만나겠다. 평가보다는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우물을 파는 크기만 좀 달라질 뿐, 방향을 바꾸고 싶지는 않거든. 어떨 때는 조금 더 넓게 팠다가, 또 가끔은 조금 날카롭게 파는 거지.
요즘은 그 우물을 어떻게 파고 있을까?
우물 밖의 신선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다.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면서 떠난 여행 브이로그가 유튜브 채널 '탱구TV'에 올라 왔지. 꽤 많은 나라를 다녔더라. 가장 인상적인 곳은 어디였나.
이번에 스위스를 처음 가봤다. 그저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힐링뿐만 아니라 벅차오르는 감정까지 느꼈다. 마치 CG를 보는 듯한 대자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맥이 떡하니 있고, 그 앞에 내가 있는 이 상황이 그림인가? 싶을 정도였다. 자연에 감동받고 왔다. 정말 예뻤고, 너무 멋지더라.
여행할 때는 계획을 세우는 편인가? 아니면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는 편인가?
사실 촬영 스케줄이 아닌 여행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계획을 짰지. 그런데 막상 가니까 절대 그렇게 움직이고 싶지 않더라고,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하하. 무엇보다 '왜 내가 이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지? 스케줄도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어, 막상 정했던 플랜대로 움직인 건 없다. 박물관 같은 명소는 다 빼고 '그냥 좀 쉬자. 그냥 좀 걸어보자'는 식으로 즉흥적이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했던 경험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
뭐, 즉흥적으로 쇼핑을 너무 많이 했지. 하하. 추가로 캐리어를 더 샀을 정도니까.
뭘 그렇게 샀나?
갑자기 장난감에 꽂힐 때도 있었고, 사실 겨울이라 옷의 부피도 컸다. 그러니까 캐리어 하나 사야지 어떻게 해. 하하. 영국에 여행 갔을 때는 화장품을 잔뜩 샀는데, 깨질까 봐 어쩔 수 없이 작은 캐리어를 또 샀고. 지금 보면 이걸 대체 왜 샀나? 싶은 것도 있다.
'대체 왜 샀지?' 싶은 걸 하나만 공개한다면?
말도 안 되는 빨간색 블러셔를 산적이 있다. 펄이 엄청 들어 있는 립 아이템도. 아하하. 정말 그것들을 왜 샀을까?
하하. 다들 그렇지 않나. 당시 현지 분위기에 빠졌던 거지.
맞다. 그때는 사면서 한 번쯤 이걸 바르고 가로수길을 다닐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로수길은커녕 집 앞에 한 번 나갈까 말까 하는데도 그걸 내가 샀더라고. 작년, 2018년의 색이 울트라 바이올렛이었잖나. 보라색 립과 섀도도 샀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평소에 바르느냐는 거지. 지금은 기념으로 보관 중이다.
여행지 중 '이곳에 잠깐 살아보고 싶다' 생각한 곳도 있나?
런던. 사람 냄새 나는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어 좋아하는 도시다. 한달 정도 머무르며 근교 여행도 다니고 다양한 곳을 경험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특히 '해리 포터' 덕분에 영국에 대한 환상이 있다.
요즘 글씨 쓰는 취미를 가졌던데, 어디에 무슨 글씨를 쓰나?
모눈종이 노트를 한 권 샀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이거다!' 싶은 구절이 있으면 그대로 적는다. 마음에 드는 색깔의 펜을 골라 옮겨 적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진다. 그냥 취미다. 공감되는 글을 집어서 쓰니까 의미 있고, 나중에 읽어볼 때도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도 좋다.
그날의 감정을 필사하는 거니까, 일기 대신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그렇다. 내 감정에 맞춘 색으로 바꿔가며 쓰니까 알아보기도 쉽고.
SNS를 보면 그렇게 늘 쓰거나, 만들거나, 뭔가를 열심히 하며 바쁘게 살더라. 언제 쉬나?
집중하는 거지. 하하. 사람은 늘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최근에는 글을 옮겨 적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에 쾌감을 느껴서 행복했다. 또 하나의 취미라면 강아지 빗질하는 것! 빗질해주면 강아지가 편안하게 잔다. 그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은 일이고, 기분 좋게 집중하는 게 쉬는 거다.
그렇게 쉴 때는 무슨 음악을 듣나?
특정 가수를 좋아하지는 않고 랜덤으로 많이 듣는다. 최근 나온 제인의 음반 'lcarus Falls'를 좋아하고, 빌리 엘리쉬도 듣는다. 제인의 신보는 밴드 사운드가 굉장히 트렌디하고, 빌리 엘리쉬는 어린 나이에 크리피하면서도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을 잘하더라.
태연과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당신을 '같이 일하기에 편한 사람'이라고들 하더라. 이렇게 사회생활 잘하는 팁은 무엇인가?
일을 하기 위해 모이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웃으려고 일하는 거다. 함께 수다 떨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소통을 통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작은 행복을 나누는 거지.
감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건가?
그렇다. 그리고 공유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통보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의 캐릭터를 분석하기도 하고, 질문도 많이 하면 어느샌가 인간적으로 친해지더라. 사실 세상이 다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이건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일 거다. 그러니 인간적으로 소통하면서 계속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풀어가려 한다니, 긍정적이다. 혹자는 체념한다.
그게 가장 무섭다. 체념하고, 타성에 젖는 것! 그리고 무뎌지는 것도. 가끔 그런 사람을 보면 흔들어 깨우고 싶다. '정신 차려! 재미있는 거 하자!' 외치면서 환기시켜주고 싶다. 그렇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시너지 효과도 생기는 거지.
요즘 욕심내는 건 뭔가?
내가 집순이의 아이콘이지만, 이제는 밖으로 나가려고 욕심부린다.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내 일상도 영상으로 담아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카메라를 더 들고 다닐 예정이다. 얘기 들어보니, 내가 밥먹는 것도 궁금해한다더라고!
일본 출장 중에 찍은 조식 먹방을 재미있게 봤다. 특히 식탁에 무릎을 찧었던 귀여운 장면.
하하. 그렇게 소소한 일들이 뭐 그리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그동안 너무 예능적인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실제로 나 역시 '런던 나들이' 같은 자연스러운 브이로그를 검색하는데 말이지. 그래서 소박한 모습을 공개하고 싶어졌다.
예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싫었나?
음, 아무래도 그랬지. 이게 뭐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이 바뀐 계기는 뭘까?
그동안 너무 공연만 해서일까? 하하. 팬들과 함께해온 세월이 있는데, 그 시간이 소홀해지면 안 되니까. 또 예능에 출연하는 편도 아니라 팬들이 많이 궁금해한다. 예능은 신경 쓸 부분도 많고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우니, 그걸 내 방식대로 풀어보는 거다. 브이로그는 전적으로 내게 맞춘 영상이니까 좀 편하거든. 그리고 SNS를 통해 사람들과 가까워진 걸 느꼈다. 이 정도 가까워지면 나의 소소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던 거지.
앞으로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글쎄. 최근에는 명절 연휴 때 인스타 스토리 기능으로 팬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SKY 캐슬'의 몇 회는 어떻게 봤는지, 누구를 응원하는지 궁금해하는 질문부터, 금발해달라는 요청까지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노래하는 태연도 좋지만, 이렇게 팬들이 궁금해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 가까워지고 싶다. 그러면 나도 편해지지 않을까.
더 친근한 태연을 자주 볼 수 있겠다.
꼭 팬들을 겨냥하기보다, 요즘 지향하는 휴머니즘에 집중하는 거다. 인간적인 걸 굉장히 좋아한다. 소통과 휴머니즘을 통해 결론적으로는 좀 더 솔직해지는 것. 나라는 사람으로 인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아, 이 사람은 이런 매력을 갖고 있구나!' 혹은 '이런 걸 공유하고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고 싶다.
"이거 좀 드세요." 태연이 마카롱을 건넸다. 그녀는 통통하고 알록달록한 것들을 좋아했다. 화보에 쓰인 오브제와 주얼리, 그리고 촬영하던 날의 분위기 역시 그녀의 취향을 닮았다고 느낀 건 에디터뿐이 아니었을 거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취향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통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달콤한 것을 오물거리며 이런 화보 촬영과 인터뷰가 오랜만이라 반갑다는 그녀의 눈빛과 말투 그리고 그 생각까지도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사랑스러웠다. 그 사랑스러움 안에는 팬들과의 소통 역시 포함되어 있었고, 연휴기간 내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질문 받았던 내용들을 회상하며 결국 자신도 다른 친구들처럼 예쁜 화장품에 관심이 가득한 여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여자이기에 가능한 공감들에 대해 웃으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배려와 사람냄새 나는 훈훈함 덕분에 따듯한 온기가 공기를 데웠다. 그 바이브를 그대로 영상에도 담았으니, 나일론 TV와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주목하시라. 이렇게 태연하게, 봄이 오고 있다.
EDITOR'S LETTER
촬영하는 내내 '예쁘다'는 감탄사를 끊임없이 쏟아낼 수밖에 없었던 커버걸 태연은 존재 자체가 '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싱그럽고 따스하며 아름다웠습니다. 그녀가 이토록 오랫동안 전 세계 수많은 팬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죠.